중국 증권당국, 이번 주 상하이 상장 최종 허가할 듯
IPO 조달액 350억 달러로 작년 아람코 294억 달러 능가 전망
홍콩거래소가 19일 IPO 계획을 승인하면서 앤트그룹은 역대 최대가 될 중국 상하이와 홍콩증시 이중 상장 실현을 눈앞에 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이날 앤트그룹의 홍콩증시 IPO 계획을 승인한 데 이어 홍콩거래소도 같은 날 상장 필수 절차인 공청회를 비공개로 열어 이를 승인했다.
앞서 앤트가 상장할 또 다른 곳인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과학혁신판·영문명 스타마켓) 이사회는 이미 9월 말 IPO 계획을 승인했다.
이제 남은 유일한 절차는 중국 최고 증권 규제기관인 증감회의 상하이 커촹반 상장에 대한 최종 승인이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증감회도 이번 주 내로 앤트그룹의 IPO 계획을 최종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2018년 중반 펀딩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1500억 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앤트의 밝은 사업 전망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IPO 시 시가총액이 2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앤트는 이번 IPO로 약 350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대로 증시 상장이 이뤄지면 앤트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가 세웠던 역대 최대인 294억 달러 IPO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앤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결제 앱인 알리페이에서 출발했다. 알리페이는 현재 실질 사용자가 약 7억1100만 명에 달하며 커피에서 부동산 구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결제가 이뤄져 중국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앤트는 알리페이 외에도 세계 최대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와 펀드 투자 플랫폼 ‘마이쥐바오’를 거느리는 등 종합 핀테크 그룹으로 우뚝 섰다.
미국이 글로벌 핀테크 1위인 앤트를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중국 증권당국이 서둘러 승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앤트를 수출금지 대상 기업 목록인 ‘엔티티(Entity)’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앤트의 주요 사업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서 미국의 제재가 있더라도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