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도 나서면서 '3파전'이 될 전망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약 36%로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8000억~1조 원 내외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재무적 투자자(FI)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와 경쟁하는 현대건설기계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국내 대기업 중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으나 8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설에 대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하는 등 이를 부인해왔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계열사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2018년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장점유율은 3.7%로 9위, 현대건설기계는 1.5%로 20위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5.2%로 세계 5위 수준으로 급성장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실탄'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기에 충분하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반기보고서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2242억 원이며 현대건설기계는 8387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 8조 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는 등 실탄도 충분하다.
글랜우드PE는 대기업 사업부를 인수하는 '카브아웃 딜'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를 인수하는 등 구조조정 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인수전 예비입찰은 22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일주일 연기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가 FI들과 70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벌이고 있던 점이 인수 후보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두산그룹이 패소 이후에 대한 채무를 책임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과 관련해 "KDB인베스트먼트가 산업은행의 자회사지만 M&A 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가격"이라면서 "산은으로서는 높은 가격을 받아 채권을 회수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