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1조 원을 내다보는 미국 희귀비만 치료제 시장에 진출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올해 미국 희귀비만 치료제 시장은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향후 유전자 진단검사 기술 발전 및 대중화로 2027년엔 9억 달러(약 1조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LG화학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신약과제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크지 않은 난치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개발 회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임상시험 보조금 지급 및 세금감면, 판매허가 심사비용 면제, 시장독점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판매허가 후 미국시장 독점권으로 동일계열 후속 약물의 진입을 7년간 방어할 수 있어 신약의 잠재적 사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MC4R 작용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허기가 가시지 않는 과식증으로 비만이 심화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LG화학은 ‘LB54640’ 전임상 결과 식욕 및 체중 감소 효과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 및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비만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1일 1회 경구 투여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해 주사 치료 중심의 비만 시장에서 환자 투여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치료제를 적기에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일반 비만 환자(체질량지수 27㎏/㎡ 이상) 96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지난 6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2022년 상반기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022년부터 유전성 희귀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할 계획이며, 2026년 판매허가 승인을 목표로 차별화된 임상 전략을 펼쳐갈 계획이다.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번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LG화학의 비만 치료 신약개발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 질환에서 혁신적인 신약 상용화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