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총재 선거를 진행한 결과 스가 장관이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을 꺾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자민당 소속 양원(중의원·참의원) 국회의원 394명과 자민당 도도부현 지부연합회 대표 141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스가 장관은 유효표 534표 중 377표를 얻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89표로 2위에 올랐고, 이시바 전 간사장은 68표로 3위를 기록했다.
아베 내각은 1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총사퇴한다. 같은 날 오후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선거를 거치면 스가 신임 총재는 총리로 정식 선출된다. 선출 직후 신임 내각이 출범해야 해 스가 신임 총재는 15일부터 간사장과 정조회장 등 자민당 집행부를 서둘러 꾸린다. 신임 총리의 임기는 아베의 남은 임기인 내년 9월 말까지다.
스가 신임 총재는 2012년 12월부터 8년 가까이 관방장관으로 재임하며 3213번에 달하는 정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민감한 질문에는 신중한 답변으로 쉽게 틈을 보이지 않아 ‘아베의 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 정책인 ‘고투트래블(Go To Travel)’을 밀어붙인 정권 내 실력자이기도 하다.
그는 아베 내각에서 중추적인 정책 결정자의 역할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정책 연속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신의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NHK방송이 전날 진행한 TV 토론회에서 스가 신임 총재는 “당선된다면 개혁 의지가 있는 사람을 등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각관방이 심의관급 이상 고위 관료 약 600명의 인사 실무를 담당하는 내각인사국을 유지하겠다는 뜻은 고수했다.
내각인사국은 2014년 5월 신설된 기관으로 관방장관이 인사 대상자의 적격성을 심사해 총리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단행한다. 총리실과 관방장관이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어 관료들이 알아서 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있지만, 스가 신임 총재는 “결국 장관이 이해하지 않으면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며 제도 수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