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ㆍ빵ㆍ과자를 신문처럼 받아본다" 위드코로나 시대 유통가 키워드 '구독경제'

입력 2020-09-10 15:42 수정 2020-09-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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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ㆍ식품업계, 구독 서비스 사업 확대에 '속도'…올 국내 시장규모 40조 전망

(사진제공=롯데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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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독경제' 시장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구독경제는 고객 입장에서 초기 비용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기업은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시장을 키워왔는데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언택트 소비 덕에 '구독경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0일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 9000억원이던 국내 구독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40조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추산한 올해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5300억 달러(한화 약 628조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온ㆍ오프라인 유통채널뿐 아니라 식품업체까지 구독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의 통합온라인몰 롯데온(ON)은 롯데백화점의 베이커리 브랜드 ‘여섯시오븐’ 제품의 구독 서비스를 9일부터 시작했다.

종전에는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해야 구매 가능했던 상품을 매장 방문 없이 정기적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정기 배송은 제주도와 도서 산간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가능하다. ‘여섯시오븐’은 달걀ㆍ설탕 등을 넣지 않고 밀가루와 천연 효모, 물로만 반죽하고 16~24시간 자연 발효하는 점이 특징이다.

정기구독 상품은 딸기 식빵, 무화과 오랑쥬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 위주로 한달 기준 주 1회씩 총 4번 받아볼 수 있다. 상품 구성은 가격에 따라 8만 원, 11만 원, 14만5000원 등 3가지이며, 개별 구매했을 때보다 10% 할인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명절 선물세트로 과일과 꽃 구독권을 내놨다. 과일 정기 배송 서비스는 1회당 4만5000원, 월 18만 원을 내면 매주 목요일 신세계백화점 과일 바이어가 엄선한 제철 과일 3~5종(월 20만 원 상당)을 문 앞에 가져다준다.

꽃 정기 배송 서비스도 올 추석 본 판매 기간인 14일부터 처음으로 선보인다. 배송지는 수도권에 한하며 10월부터 12월까지 공기정화 관엽식물, 생화, 난식물 중 하나를 매달 받아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제인패커 매장에서 선착순 100명에 한해 이용권을 판매하며 3개월 이용 금액은 50만 원이다.

실제 백화점들이 내놓은 정기 구독 서비스는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가 내놓은 정기구독형 서비스 ‘그리팅 케어식단’의 8월 주문량은 전달과 비교해 25.9% 늘었다. 그리팅 케어식단은 식사 목적에 맞춰 영양이 설계된 케어푸드 반찬과 샐러드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특히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된 이후 판매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16일~31일 일평균 주문량은 8월 1~15일 대비 35.7%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유, 녹즙, 야쿠르트 등 전통적인 정기 배달 서비스를 해오던 식품업계도 제과, 아이스크림 등 새로운 상품군을 앞세워 구독경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의 생수 아이시스가 2013년 B2B 서비스 위주였던 생수 시장에서 처음으로 정기 구독 홈서비스(B2C)를 실험적으로 선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한 것도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달 구독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00% 늘었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정기배송 이용자는 연평균 40% 증가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6월 과자 구독서비스 '월간과자'를 선보인 데 이어 7월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나뚜루’를 발매했다. 특히 ‘월간과자’는 1차 모집 시 3시간 만에 마감이 끝난데 이어 2차 모집도 조기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푸드는 이달 공식 온라인몰 ‘롯데푸드몰’에서 ‘이.달.먹(이 달엔 뭐 먹지’) 식품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산균 반찬류 등 정상가 3만원 상당의 제품을 월 9900원에 구매할 수 있어 따로 구매할 때보다 약 70% 저렴하다.

(사진제공=CJ푸드빌)
(사진제공=CJ푸드빌)

베이커리 업계도 구독 서비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뚜레쥬르는 업계 최초로 7월부터 월간 구독 서비스를 개시, 직영점 9곳에서 시범 운영 후 전국 가맹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역시 같은 달 월간 구독 서비스를 직영점 30곳에서 테스트 서비스에 들어갔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당장 구독서비스를 수익성을 창출하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늘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고려할 때 이들의 구매 방식 선택지를 넓혀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용어 설명>

구독경제 :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는 것처럼 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고 정기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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