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내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 모두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요 충격이 더 큰 만큼 향후 고용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이슈노트: 코로나19의 노동시장 수요ㆍ공급 충격 측정 및 평가’에 따르면 2~4월중 총근로시간(노동투입) 감소 대비 부정적 노동수요충격 기여도는 마이너스(-)0.53%포인트, 노동공급충격 기여도는 -1.22%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5년간 평균치보다 각각 5.2배, 2.2배 불어난 수치다.
산업별로는 숙박ㆍ음식과 예술ㆍ스포츠, 교육 등 업종에서 충격이 컸다. 이들 업종은 대면접촉이 많고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박창현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두 가지 충격 중 노동수요 충격이 과거 대비 확대된 점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고 짚었다. 수요 충격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이유와 관련해 박 과장은 “노동 공급은 가계 안정이 해결되면 곧바로 노동 시장에 반영될 수 있지만, 수요의 경우 한 번의 충격으로 고용이 줄면 과거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조금씩 살아나는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조업과 ICT, 금융보험 등에서는 부정적 노동시장 충격이 약하게 나타났다.
박 과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노동시장 충격 확대는 앞으로의 고용개선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더욱이 노동수요 충격이 크게 나타난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악화가 여타 산업에 비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업종에 따라 노동수요 및 공급 충격이 다른 만큼 산업별, 충격원인별로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요 충격은 대면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과거와 비교해 수요 충격 크기가 더 커졌다는 것을 볼 때, 공급확대보다 수요진작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원격 근무 확대, 디지털 전환 등으로 노동시장 충격을 완충할 수 있도록 일자리 구조변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중ㆍ저숙련 일자리 소멸과 일자리-기술 미스매치 심화 등에 따른 취약부문의 고용악화에도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