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권태용 한국은행 시장운영팀장은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연내 몇 번을 한다고 하는) 횟수나, 금리수준이 얼마면 한다는 것은 없다”며 “그때그때 시장 상황을 보고 바람직한 시점이라고 판단할 경우 단순매입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장 수급불균형에 따른 시장불안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상 불균형이 만약 발생해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진다면 지난번에 말했듯 국고채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 입장은 종래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이날 한은은 오는 31일 올들어 4번째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고 공개했다.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수급개선과 RP매각 대상채권 확충을 위한 것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이는 당장 수급불균형에 따른 시장불안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 총재 언급에 견줘볼 경우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 스탠스에 변화가 있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실제 올 상반기만 해도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정례화하거나, 언제까지 얼마의 규모로 단순매입을 실시하겠다는 소위 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단순매입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와 관련해 권 팀장은 “같은 변동성 우려를 두고도 채권시장이나 한은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단순매입은) 4차 추경이나 (곧 나올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등에 따라 (시장에) 수급불균형 우려가 있었고, 내달 만기도래 규모도 있었던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다음달 10일 한은이 2900억원어치를 보유한 국고채 15-4종목의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내달 1일 기획재정부는 2021년도 예산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안에는 내년도 연간 국고채 발행물량도 포함된다.
한편, 한은은 올들어 세 차례에 걸쳐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은이 보유중인 국고채 규모는 18조6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연초(16조3300억원)대비 2조2800억원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