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공급하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청약 가점이 최소한 60점을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9월부터 신규 물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청약 가점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30~40대에게 청약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8월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청약에서 당첨된 사람들의 최저 청약가점은 평균 60.6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최저 가점(55.9점)보다 4.7점 상승한 수치다.
무주택 기간(32점)과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등에 따라 결정되는 청약 가점은 최고 84점이다.
서울에서 당첨권 청약 가점이 높아진 것은 지난달 말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신규 분양아파트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분양 물량 자체가 줄어들면 청약 가점이 높아도 당첨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청약 가점이 높은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청약 경쟁에 가세하면서 평균 당첨권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7~8월 서울에서는 13개 단지가 분양했다. 일반분양 3922가구 모집에 총 24만9646명이 몰리면서 평균 63.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2430가구 모집에 총 18만129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4.6대 1을 찍은 바 있다.
당첨권 청약 가점이 높아진 것과 맞물려 청약 경쟁률도 잇따라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구마을 1지구 재건축 아파트)은 평균 168.1대 1로 올해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2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수색 13구역 재개발 아파트)는 34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산으로 청약을 받은 이래 서울 최고 기록이다.
9월부터 분양 물량은 큰 폭으로 줄어 평균 경쟁률과 당첨권 청약 가점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다음 달 서울의 일반분양 물량은 153가구에 그쳐 지난해 동월(1995가구) 대비 92% 급감할 예정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0~40대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과 무주택 기간이 짧아 가점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청약 가점 커트라인 상승으로 인해 30대를 중심으로 ‘청포자(청약 포기자)’가 속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