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인공지능 수출 제재를 강화하면서 틱톡 매각 협상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전날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중국 수출 금지·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발표했다. 2008년 이후 12년 만의 개정으로 “중국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따라 목록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4개 분야 53개 기술이 영향을 받는 가운데 무인기, 레이저, 컴퓨팅, 데이터 처리 기술,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등 최첨단 기술 23개 항목이 대거 제재 목록에 추가됐다. 해당 기술은 지방 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틱톡 사업 매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WSJ는 평가했다.
판추이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UIBE) 교수는 “바이트댄스가 국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중국 국내 기술 역량과 개선된 알고리즘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바이트댄스의 틱톡 해외 사업 부문을 누가 인수하더라도 기술 수출의 형태가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의 성공이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 (AI) 기반 콘텐츠 추천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틱톡 매각이 수출 제한 범주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정부 무역 부문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새 수출 제재를 검토하고 매각 협상을 중단할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 유통 공룡 월마트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팀을 이뤄 틱톡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나선 상황이다. 오라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원 사격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기술전은 미국과 중국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틱톡 이외에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 중국판 카톡인 위챗 모기업 텐센트 등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왔다.
이에 맞서 중국도 기술 수출 제재로 대응하면서 기술을 둘러싼 미·중 충돌이 심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