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미쳤다”...코로나 팬데믹에 전성기 맞은 ‘캔’ 시장

입력 2020-08-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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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알루미늄 캔 음료 매출 변동률 추이. 출처 WSJ
▲미국의 알루미늄 캔 음료 매출 변동률 추이. 출처 WSJ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알루미늄 캔’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계가 물량을 대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캔 음료 선호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전역에서 음식점과 술집이 문을 닫자 사람들이 슈퍼마켓 음료 코너에 몰려 들었다. 특히 캔 음료를 장바구니에 쓸어 담으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다.

리서치 회사 IRI에 따르면 3월 알루미늄 캔 음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맥주도매협회도 올해 1분기 캔 맥주와 탄산수 점유율이 60%에서 6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상점이 영업을 재개한 2분기에도 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부터 음료 시장에서 유리와 플라스틱 제품 점유율을 야금야금 갉아먹던 알루미늄 캔 수요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입지를 굳히는 분위기라고 WSJ는 평가했다. 유리보다 가볍고 강한데다 플라스틱보다 재활용이 용이하다는 점이 캔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주로 캔에 들어 판매되는 탄산수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점도 캔 수요 급증을 견인하고 있다.

캔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관련 업계는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카콜라 대변인은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파른 수요 급증을 공급이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닛메이드 제로슈가 레모네이드, 체리 코크제로, 피브 엑스트라 등의 제품을 당분간 캔으로 구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캔 제조업체 볼의 캐슬린 피트레 최고홍보책임자(CCO)는 “수요가 미쳤다”면서 “12온스 용량 캔뿐만 아니라 탄산수에 사용하는 길고 얇은 캔의 수요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에서 연간 10억 개의 캔을 생산하고 있는 볼은 생산 라인을 추가해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이마저도 부족해 올해 20억 개 캔을 수입할 예정이다.

음료 캔과 함께 캔 식품 수요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리서치 회사 닐슨에 따르면 선호도가 떨어졌던 캔 식품 매출이 올 상반기 23.5% 증가했다.

미국 포장용기 전문업체 실건홀딩스의 앤서니 앨럿 최고경영자(CEO)는 “이 추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팬데믹으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캔으로 포장된 음식을 먹는 데 익숙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해외 사정은 지역별로 다르다. 남유럽은 관광 수요 감소로 캔 음료 매출이 감소한 반면, 영국과 독일에서는 슈퍼마켓의 캔 맥주 수요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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