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모비스 평택공장 착공…경쟁사에 전기차 핵심부품 판다

입력 2020-08-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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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핵심부품 연 15만 기 생산…로이터 "테슬라ㆍ폭스바겐과 논의 중"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급처 확대에 나선다. 물량 대응을 위해 내달 경기도 평택에 친환경차 부품 3공장도 착공한다. 사진은 착공 1년 만에 공사를 마치고 이달부터 시험 생산에 돌입한 울산 친환경차 부품공장의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급처 확대에 나선다. 물량 대응을 위해 내달 경기도 평택에 친환경차 부품 3공장도 착공한다. 사진은 착공 1년 만에 공사를 마치고 이달부터 시험 생산에 돌입한 울산 친환경차 부품공장의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미국 테슬라ㆍ독일 폭스바겐 등과 친환경 전기차 핵심부품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평택에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을 건설한다. 총 355억 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연간 15만 기에 달하는 전기차 전용 모듈을 양산한다. 공급처 확대에 따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26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장선 평택시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협약식을 맺고 평택 신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평택 신공장은 황해 경제자유구역 내 평택 포승지구(BIX)의 1만6726㎡(약 5000평) 부지에 들어선다. 오는 9월 착공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 공장에서 연간 15만 기에 해당하는 전기차 전용 모듈 부품을 생산한다. 투자 규모만 총 355억 원. 기아차의 첫 전기차 모델이 생산될 화성공장과의 거리도 약 13㎞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예측 불가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전기차 핵심부품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모비스는 선제 투자로 전동화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내고 미래차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설립을 위한 황해경제자유구역 입주협약식. 사진 왼쪽부터 정장선 평택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의 모습.  (사진제공=현대모비스)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설립을 위한 황해경제자유구역 입주협약식. 사진 왼쪽부터 정장선 평택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의 모습.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친환경 차 핵심부품 국산화와 대규모 양산 체계 구축을 위해 2013년 충주 전동화 핵심부품 전용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충주 2공장, 지난해에는 울산에 전기차 핵심부품 전용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이처럼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을 확대하는 이유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전동화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대ㆍ기아차 이외에 다른 공급망을 확대, 부품 생산원가를 낮추려는 전략도 깔려있다.

현대모비스는 평택공장에서 전기차용 핵심부품(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을 통합한 'PE모듈'과 '섀시모듈'(전ㆍ후륜 차량 하체 부품류)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PE모듈은 기존 엔진 역할을 담당하는 구동 부품으로 전기차 전용 모델에 최적화된 핵심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2026년까지 최대 30만 기에 육박하는 PE모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시설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이 핵심부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전날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로 공급처를 늘릴 계획이다.

안병기 현대모비스 전동사업부문 전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부품 공급을 위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2곳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안 전무는 “현대모비스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에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을 공급해 오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세계적 자동차 기업에 전동장치를 처음 공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공급처가 미국 테슬라와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라는 이유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회사에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전동화로 이어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현대모비스는 값비싼 전기차 핵심부품의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했다. 경쟁사 역시 천문학적인 개발비용 대신 빠르게 전동화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평택 신공장 건설을 통해 공급처 다변화에 따른 물량 확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테슬라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고 2024년까지 3종을 출시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기아차 역시 2022년부터 전 라인업에 순수 전기차를 투입하는 등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전기차에 특화된 섀시모듈, 스마트캐빈(내장) 플랫폼 개발 등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상반기에 올해 초 계획한 투자의 50% 정도를 집행했고, 최근에는 경기도 의왕연구소를 전동화와 미래 모듈사업에 특화된 연구개발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정환 현대모비스 모듈BU 전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세그먼트별로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체계와 최신 설비를 갖춰 업계 표준을 선도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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