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7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년 전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황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와 NBC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보다 9% 낮았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트럼프는 바이든에 5~7%포인트 가량 뒤져있다.
선거분석매체인 인사이드일렉션스의 네이선 곤잘레스 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지역에서만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2016년만큼 지지를 받는 지역구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자 대결 구도에서 열세를 보이더라도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4년 전에 비해 나아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6년 대선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긍정적 견해보다 33%나 높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12%로 차이가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도 낙관적인 징후가 있다. 백인 유권자들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54%로 긍정적 견해(35%)보다 약 20%포인트가량 높았지만, 이제는 거의 절반으로 양분돼있다. 미카 로버트 공화당 여론조사 담당은 “백인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수인종 중 가장 큰 집단인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비율이 28%였지만 이번에는 31%로 올랐다. WSJ는 히스패닉 유권자가 다른 인종처럼 집단적인 지지를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에서 민주당과의 격차를 줄이면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공화당원은 85%로, 83%를 나타낸 민주당원보다 약간 많았다. 특히 공화당원의 27%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확신하는 반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는 민주당원은 19%에 그쳤다. 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유권자는 투표소로 향할 가능성이 커 당선을 향한 확실한 기반이 된다.
경제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보다 두터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잘 다룰 수 있다고 답한 유권자는 48%로, 바이든 후보를 꼽은 유권자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로버트 여론조사 담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다”며 “이것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