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소법원 “퀄컴, 반독점 위반 안했다” 1심 뒤집어…주가 4% 급등

입력 2020-08-12 08:44 수정 2020-08-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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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로열티 상승할 가능성 커져…FTC “실망스럽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해 1월 9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퀄컴의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해 1월 9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퀄컴의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항소심까지 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앞서 애플, 화웨이테크놀로지와의 해묵은 갈등이 해소된 가운데 독점 혐의까지 벗자 투자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이날 ‘퀄컴이 반도체 업계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로열티를 과다 청구하고 있다’고 판결한 1심 결과를 만장일치로 뒤집었다.

항소법원은 판결 이유에 대해 “퀄컴이 경쟁 통신용 칩 제조사에 특허 이용을 허용할 의무가 없다”며 퀄컴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특허권 이용 계약을 맺도록 요구한 것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또 퀄컴에 스마트폰 업체들과 라이선스 협상을 다시 하도록 한 1심 법원의 명령도 무효로 했다.

2017년 FTC는 퀄컴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이 ‘라이선스 없이는 칩도 없다’며 휴대전화 단말기 원가 당 5%가 넘는 로열티를 매긴 것이 부당한 행위라는 것이었다. 퀄컴이 자사 반도체를 사용하는 기업에만 배타적으로 라이선스를 허용한 것이 반경쟁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지난해 5월 1심에서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받고 경쟁 기업을 시장에서 밀어냈다”며 FTC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 개발 과정에서 인텔의 칩과 퀄컴의 칩을 같이 사용하려고 하자 퀄컴이 칩 공급을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퀄컴은 이번 항소심 판결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에 다시 기존과 같은 로열티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이 기대감에 나스닥에서 주가는 장중 4% 이상 뛰었다가 2.32% 상승으로 마감했다.

항소법원은 “퀄컴의 정책이 독특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쟁사인 노키아와 에릭슨도 같은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언 코너 FTC 위원장은 항소심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FTC가 할 수 있는 조치를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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