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전·IT 수요가 늘면서 화학사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전ㆍIT 제품에 적용되는 ABS(아크릴로나이트 부타디엔 스티렌)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장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이에 적용되는 ABS 수요도 확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화학사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글로벌 ABS 시장 점유율 1위인 LG화학은 이달 기준 국내외 공장을 풀(Full)로 가동하고 있다. LG화학의 ABS 총 생산능력은 200만 톤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ABS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소재로도 사용되는 ABS는 지난 4~5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락다운(Lockdownㆍ이동제한)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화학사들도 가동률 조정에 들어갔으나, 가전·IT 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률이 다시 최대치로 올라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집에 있는 시간도 늘어나면서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재택 근무 확대로 IT 제품도 잘 팔리면서 ABS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잦아든 중국에서 가전·IT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2분기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LG화학은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석유화학 부문이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13.1%)을 기록했다. 수요 확대와 저유가에 따른 원료가의 약세로 ABS의 수익성이 극대화된 것이 이같은 호실적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실적발표 당시 “2분기 유가가 낮아지면서 업스트림에서 빠른 회복을 했고 다운스트림에서도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ABS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견조한 ABS 수요로 대산공장 중단에 따른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롯데케미칼도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후반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가전, IT 수요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와 더불어 원료가 약세로수익성이 좋다”며 “3분기에도 이런 경향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학사들은 하반기에도 ABS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