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자동차에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면 자사의 지분을 50% 아래로 낮추게 될 것이라 밝혔다.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파완 고엔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마힌드라&마힌드라 본사에서 열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쌍용차가 투자자를 찾으면 마힌드라의 지분이 50% 미만이 될 수 있다”며 “주주의 승인을 받아야 지분을 50% 아래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투자자가 확보되면 마힌드라가 소유한 지분을 넘기며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 지분을 유지하며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법 대신, 지분율을 낮추는 선택지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2011년 5225억 원을 투자해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현재 지분 74.65%를 갖고 있다.
아니시 샤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쌍용차에 마힌드라 차원의 추가 자금 투입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쌍용차에 대한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 이사회는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며 “현재 투자자를 찾고 있는데, 그것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상황이 악화한 마힌드라는 이미 4월에 대주주 포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쌍용차에 애초 계획한 투자액 2300억 원 대신 400억 원의 일회성 자금만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비용 절감에 나서는 상황인 만큼, 현시점에 쌍용차를 인수할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쌍용차가 대주주를 조건으로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자금 역시 투자자 확보에 걸림돌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지분 51%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BNP파리바 등에서 총 2068억 원 규모의 자금을 빌렸다. 만약, 이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외국계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쌍용차는 올해 2분기 1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0억 원 영업손실에서 적자 폭이 700억 원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