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폭발 참사 원인 놓고 이견…레바논 “질산암모늄” vs 미국은 “끔찍한 공격”

입력 2020-08-05 10:23 수정 2020-08-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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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대통령, 질산암모늄 관련 “책임자 강력 처벌”…트럼프 “일종의 폭탄”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베이루트/AP뉴시스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베이루트/AP뉴시스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참사의 원인을 둘러싸고 레바논과 미국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레바논 대통령과 총리는 ‘질산암모늄’을 언급하면서 사고에 초점을 맞췄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 인근 항구에서 두 차례의 초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의 충격파로 항구는 물론 인근에 있던 건물과 차량 등이 순식간에 붕괴되거나 파손됐다. 10㎞ 떨어진 건물의 유리창이 깨질 정도의 충격이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참사로 현재까지 적어도 73명이 사망하고, 3700명이 다쳤다.

레바논 대통령과 총리 등은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에 장기간 적재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을 이번 폭발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 안에는 2750t에 달하는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 동안 적재돼 있었다고 한다.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나 화약 등 무기 제조의 원료로 쓰인다. 공기 중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이지만 온도가 높거나, 밀폐된 용기 안에 들어있거나, 가연성 물질에 닿았을 때는 폭발의 위험이 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대량의 질산암모늄이 창고에 안전조치 없이 보관돼 있었던 것과 관련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책임자들을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하산 디아브 총리 역시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있었던 베이루트 항구 창고 안에 약 2750t 규모의 질산암모늄이 장기간 보관돼 있었다는 점을 집어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폭발에 대해 “이것은 끔찍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레바논에 대한 위로의 뜻과 지원 의사를 전한 뒤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몇 장성들과 만났다. 그들은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이것은 단순한 공장 폭발과 같은 유형의 사고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그들은 이게 공격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일종의 폭탄이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레바논은 5일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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