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했다. 이 기간 판매감소와 고정비 부담 등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은 52.3% 줄었다.
다만 글로벌 경쟁사가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매출 21조8590억 원 △영업이익 590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8.9%와 52.3% 감소한 규모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에 따른 주요 시장에서의 이동 제한 조치 시행,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며, 이에 따라 판매 및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원화 약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 △개별소비세 인하, 노후차 교체 지원 등 국내 시장의 세제 혜택 효과 △제네시스 GV80 및 G80 등 신차 판매 호조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수익 감소를 소폭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분기 판매 전년 대비 36.3% 급감=세계 시장에서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감소한 70만397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국내와 해외판매는 엇갈렸다. 내수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 회복 △제네시스 GV80 및 G80, 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에 힘입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한 22만5552대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8% 감소한 47만8424대의 판매하는 데 그쳤다.
매출액은 △원·달러 가치가 지난해 2분기 1166원에서 올해 2분기 1221원으로 크게 하락하는 등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 효과를 봤다.
나아가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 효과도 매출 선방에 배경이 됐다. 이밖에 금융 부문 매출 증가 등의 영향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글로벌 도매 판매가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한 21조8590억 원에 머물렀다.
그 결과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감소한 5903억 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대비 1.9%포인트 하락한 2.7%에 그쳤다.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7.0% 줄어든 5963억 원에 머물렀고, 순이익도 3773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자동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재확산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선제 유동성 관리를 지속해 나가는 한편, 주요 신차의 성공적인 출시 및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존재=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요인들이 2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재확산 우려로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이 동반 부진한 상황이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유동성 관리 중심의 위기 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신차 및 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믹스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방향성을 점검하고,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수소전기차, UAM 등 미래사업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내년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전동화 분야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