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지난 2일 새벽 나탄즈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이번 화재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중기적으로 신형 원심분리기의 개발 및 생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이란은 파손된 건물은 더 발전된 장비를 갖춘 더 큰 건물로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보상의 이유로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나탄즈에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시설이 있으며, 이란이 2015년 서방국가와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일부 원심분리기가 가동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일 사찰 대상인 곳이기도 하다.
지난 2일 나탄즈에서 발생한 화재는 이란 파르친 군기지 근처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6일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서방이 핵시설로 의심하는 이란 북부 파르친 군기지 부근에서 가스탱크가 크게 폭발해 불이 나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앞서 서방 언론들은 이번 화재가 이스라엘과 같은 이란에 적대적인 국가의 정보기관이 벌인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이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이 반드시 우리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2010년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의 공격을 받으면서 일부 원심분리기가 몇 달 간 멈추는 피해를 봤다. 당시 이 공격의 배후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