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중국 앱스토어에서 모바일 게임 수천 개의 업데이트를 중단했다. 중국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서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애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중국 당국은 지난달 30일까지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에게 중국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았다는 인증을 제출하도록 했다.
중국이 앱스토어 개발자들에게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부터 모든 유료 앱 개발자들은 중국 당국의 검토를 거쳐 인증을 받아야 한다.
앱인차이나에 따르면 중국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게임은 6만 여 개로, 지난 10년간 중국 당국이 허가한 게임은 4만3000개 정도다. 지난해 허가 받은 게임은 1570개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수개월이 걸리는 중국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기 전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개발자들은 물론 중국 업체인 샤오미와 화웨이테크놀로지도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감시를 받은 반면 애플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받아왔다. 그동안 애플이 어떻게 규제를 우회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애플에 관대했던 중국이 최근 미국과 갈등이 심화하자 중국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애플에 다시 칼을 빼 들었다. 컨설팅회사 앱인차이나의 토드 쿤스 마케팅 매니저는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조치가 나온 것을 보면 중국 정부의 개입이 강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짐은 올 초부터 있었다. 애플은 2월 중국의 게임 개발자들에게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지난달 30일까지 허가를 받지 않으면 앱 이용이 제한되거나 삭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게임사들은 이미 중국 이용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일렉트로닉아츠(EA)는 ‘스타워즈:갤럭시 오브 히어로즈’ 유저들에게 게임 내 공지를 통해 게임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며 아이템 판매도 중지한다고 알렸다.
중국의 통제 강화로 애플의 손실은 적지 않다. 애플 모바일 게임 매출의 53%가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은 애플 앱스토어의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애플이 중국 앱스토어를 통해 올린 매출은 164억 달러(약 19조7000억 원)로 미국의 154억 달러를 앞섰다.
앱인차이나는 애플이 이번 조치로 8억7900만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에서는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앱스토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200개 가운데 90%가 이미 허가를 얻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