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하루 신규 확진자는 4만 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경신했다. 미국의 전체 50개 주 가운데 신규 환자가 줄고 있는 지역은 코네티컷과 로드아이랜드 단 2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확산세 또한 가팔라 일부 주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이었던 지난 4월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 27일 플로리다주에서는 일일 신규 환자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9585명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미 최대 확산지였던 뉴욕의 4월 초 정점 때와 맞먹는 신규 환자 규모라고 CNN은 전했다.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수록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이 대두되기 마련이다. 대선이 채 몇 개월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 정권의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이 재점화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발병 초기부터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여기라는 주장을 반복하는가 하면, 공개된 장소에서 대놓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들자 시기상조라는 전문가의 경고에도 각 주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완화 및 경제 정상화를 압박했다.
코로나19의 재유행은 가까스로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는 미국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미 정부는 나라를 다시 봉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일부 주에서는 이미 경제 정상화 조치를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텍사스와 플로리다주는 술집의 문을 닫는 등 경제 정상화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왔던 재임 기간의 경제 호황이 직격탄을 맞자 경기 침체 탈출의 적임자가 자신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전날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11~24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부처’라 불리는 6개 핵심 경합 주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로리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4곳에서는 두 사람의 격차가 약 6%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바이든이 격차를 점점 더 벌리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나머지 노스캐롤라이나와 애리조나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각각 2.4%포인트, 4.0%포인트 차이로 더 우세했다.
8개 기관의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49.5%)이 트럼프 대통령(40.1%)을 9.4%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한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문제를 부정하고 있다”며 “그들은 미 국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것과 백악관의 브리핑을 들으면, 그들은 3달 전에 이야기했던 것을 또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정치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트윗이 아니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