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알리바바 이사직 퇴임…마윈과의 15년 긴밀한 관계 끝나

입력 2020-06-25 15:42 수정 2020-06-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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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지분은 계속 보유…앞으로 7~8년은 계속 소프트뱅크 이끌 것”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5일 화상으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소프트뱅크 웹사이트 동영상 캡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5일 화상으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소프트뱅크 웹사이트 동영상 캡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마윈 중국 알리바바그룹 설립자의 오랜 유대 관계가 끝을 맞이했다.

손 회장은 25일 열린 소프트뱅크 연례 주주총회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이사직을 이날부로 퇴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마윈도 지난달 소프트뱅크 이사를 그만둔다고 밝혔다. 그가 정식으로 퇴임하는 시기는 이날이어서 두 사람이 같은 날 동시에 상대편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방지를 위해 손 회장을 포함한 임원이 화상으로 원격 주총을 열었으며 주주들의 질문은 웹사이트로 접수했다.

손 회장은 “마윈이 이날부로 (소프트뱅크)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미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직을 대니얼 장에게 넘긴 지도 오래”라며 “마윈의 임기 만료에 맞춰 알리바바 측에 나의 이사 사임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알리바바 측과 분쟁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마윈의 우리에 대한 기여에 감사한다”며 “나와 마윈의 퇴임 모두 대니얼 장에 대한 신임을 보여준 것이다. 알리바바 주식은 최대한 오래 갖고 있고 싶다”고 부연 설명했다.

동시 사임은 두 명의 유력한 기업가가 서로 약 15년간 상대방의 이사를 맡으면서 긴밀한 관계를 공고히 했던 시대가 끝이 났음을 의미한다고 WSJ는 풀이했다. 손 정의는 2000년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약 240억 원)의 거액을 투자하면서 마윈과 인연을 맺었다. 5년 후 손 회장은 알리바바 이사로 취임했으며 마윈은 2007년 소프트뱅크 이사회에 합류했다.

손 회장이 애써 좋게 포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사직 사임에 따른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릿쿄대학 경영대학원의 다나카 미치아키 교수는 “손정의가 이사직에 있는 동안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와 소매, 금융 등 세계 최첨단의 생태계 구축 비즈니스모델을 벤치마킹할 수 있어 그 혜택은 컸다”며 “향후 손 회장이 이사가 아니라 주주 입장으로만 정보에 접할 수밖에 없어 손실이 크다”고 풀이했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주 경영난으로 자사가 보유한 T모바일US 지분의 3분의 2를 매각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손 회장은 “매각 대금은 대부분 26일 입금된다. 나머지 지분은 팔고 싶지 않다”며 “도이체텔레콤(T모바일 모회사)과도 계약상으로 남은 지분을 우리가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합의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 보유 잔여 지분 대부분은 도이체텔레콤이 매입 가능한 옵션(행사기한 2024년 6월) 대상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한 주주 질문에 손 회장은 “변함없이 앞으로 7~8년 더 계속할 것”이라며 “69세 정도면 여전히 60대다. 계속할지 모르겠지만 대충 그런 느낌이다. 그때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본인이 60대에 다음 경영진에 바통 터치를 하겠다고 항상 말해왔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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