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가구를 구매할 때는 ‘들인다’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가전은 ‘산다’고 표현한다. 가구를 구매할 때는 ‘우리 집에 잘 어울릴까?’ 고민하지만, 가전은 그렇지 못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 디자인팀 팀장 최중열 전무는 22일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에서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가 우리 삶과 주거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취향 가전’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구성을 조합할 뿐만 아니라, 3가지 패널 소재와 16가지 컬러로 개인 취향까지 덧입힐 수 있다.
최 전무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냉장고의 디자인을 고민할 때 ‘어떻게 하면 가장 돋보일까’를 최우선으로 고민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은 물론, 사용 환경에 대해 깊이 연구해 소비자의 삶에 녹아드는 가전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가전도 가구처럼 취향에 따라, 환경에 따라 ‘어떤 것을 들일지’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비스포크 냉장고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비스포크 냉장고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0(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 2020)’에서 금상, ‘뉴욕x디자인 어워드(NYCxDesign Award)’에서 최우수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최 전무는 “‘디자인의 종주국은 유럽’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유럽에서 인정받는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전무가 처음 비스포크 냉장고 디자인 콘셉트를 잡은 건 ‘취향’이었다. 요즘 사용자는 컵이나 수저 한 벌에도 자신만의 취향을 담길 원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예전엔 기능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기능은 기본이고, 자신의 스타일과 가장 가까운 물건을 고른다는 얘기”라며 “나아가 정해진 기능과 디자인 안에서 타협하기보다는 본인 개성에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소개했다.
‘부엌’의 역할이 바뀌어가는 현상도 눈에 띄었다. 부엌은 요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가족이 서로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공간, 업무 공간,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 것. 획일화된 가전 시장에서 흐름을 바꾸고, 개인을 위한 맞춤형 냉장고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바로 ‘비스포크 냉장고’의 시작점이었다.
삼성은 ‘가구’ 같은 ‘가전’을 만들기 위해 창의적인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가구, 인테리어 브랜드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는데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전무는 “‘아름다움은 분노를 성찰로 바꿔준다’는 말이 있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아름다움, 사용하면 할수록 기쁨을 주는 그런 가전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