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시공권을 두고 건설사 간 물밑 다툼이 격해졌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2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연다. 2012년 조합 설립 후 8년 만이다. 한남3구역은 애초 지난해 연말 시공사를 정하려 했지만 수주전이 과열되고 불법 홍보 논란이 일면서 재입찰로 이어졌다. 당시 시공권 다툼을 벌였던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등 3사가 이번에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남3구역 시공권 다툼이 격화된 건 사업 규모 탓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한남ㆍ보광동 일대 38만6400㎡에 아파트 5816가구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추정 공사비가 1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이번에도 각 건설사는 서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과장 홍보가 취약점이다. 현대건설은 신분당선 '보광역'과 한남3구역에 들어설 백화점을 연결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쟁사는 이 약속이 과장됐다고 공격한다. 보광역이 생길지 안 생길지도 확정이 안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사가 설계한 한남3구역 제안서를 언론에 홍보했다가 조합에서 경고를 받은 점도 현대건설의 아픈 손가락이다.
대림산업은 '트위스트 아파트'가 발목을 잡고 있다. 아파트를 꽈배기 모양으로 튼 트위스트 아파트는 대림산업 핵심 공약이었다. 획일적 설계에서 벗어나고 각 가구 조망권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대림산업이 홍보에 사용한 트위스트 아파트 이미지가 실제 도면과 달라 조합에서 수정 권고를 받았다.
GS건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번 입찰과 달리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기조에서다. 다만 GS건설과 연결된 외부 홍보업체가 한남3구역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 건 부담거리다.
조합 안팎에선 시공사 선정이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조합은 애초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총회를 열려 했으나 강남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이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강남구에 항의 민원을 넣으며 금지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합 집행부도 코엑스 측을 설득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오로지 삼성동 코엑스에서만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제2, 제3의 장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