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니콜라가 2016년 자사의 첫 수소연료전지 트럭인 ‘니콜라 원’ 공개 행사에서 트럭의 핵심 부품을 전혀 탑재하지 않은 채 사실상 빈 껍데기만 선보였다고 폭로했다.
블룸버그는 2016년 12월 행사 당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설립자 겸 회장이 관중들을 향해 니콜라 원이 실제로 운전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밀턴은 “사람들이 차를 움직이지 않도록 체인을 걸어놓았다”며 “이 트럭은 완전히 기능하고 작동한다. 사람들이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때 공개됐던 트럭은 동력을 공급할 핵심 부품이 없는 상태여서 운전이 불가능했다. 당시 트럭에는 기어와 모터가 빠졌고 차량에 ‘H2 제로 배출 수소전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지만 실제로 수소연료전지도 탑재되지 않았다.
밀턴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럭에는 연료전지가 없었다. 우리는 결코 있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모터와 기어도 뺀 것이다. 어떤 누구도 속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니콜라는 지난 4일 나스닥거래소 상장 이후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시가총액 기준 미국 2위 자동차업체인 포드자동차와 맞먹고 있다. 이에 니콜라는 시장과 전문가들로부터 더욱 면밀한 관찰과 조사를 받게 됐다.
밀턴은 얼핏 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니콜라는 테슬라가 그랬던 것처럼 자동차를 출시하기 몇 년 전부터 소비자와 투자자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도 실제 출시까지 수년이 걸렸던 전기차에 대해 예약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았다. 니콜라도 이미 1만4000건의 예약을 받았으며 그 가치는 100억 달러(약 12조 원)에 이른다고 선전하고 있다.
머스크 또한 2016년 10월 솔라시티 인수 당시 주주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 작동하지 않는 태양광 지붕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두 회사의 차이점이라면 테슬라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지만 니콜라는 비전과 시제품 이외에는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50만 대를 무난히 인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은 245억 달러 이상이었다.
반면 니콜라는 올해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하고 10억 달러 매출은 2023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남부에 짓고 있는 트럭공장은 2027년에야 수소트럭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