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경제 재개에 나선 가운데 이들은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더 쏠린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경제 재개 이후에도 약 45%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 복귀 일정조차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산업 지형 재편에 따른 인력의 재배치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코로나 국면에서 산업별로 극명한 희비를 드러냈다. 온라인·디지털 분야가 뜨고, 전통 제조업과 공유 오피스 같은 대면 서비스업은 졌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택트(비대면)’라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면서 글로벌 산업 지형도를 바꿔 놓은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구매행동 변화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은 61%에 달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코로나19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유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닷컴도 코로나 국면에서 단연 돋보였다. 늘어나는 온라인 배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아마존은 미국에서만 10만 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기도 했다.
상거래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경제에서 온라인 분야 활성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자리 재편도 가속화할 조짐이다. 안나 토마스 노동의미래연구센터 책임자는 “좋은 질과 충분한 보장을 동반하는 일자리는 아닐 수 있지만 온라인 일자리가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노동자가 빠져나간 자리를 로봇이 채울 것으로 예상했다.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이 중시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로봇 자동화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본 산업용 로봇업체인 히로시 오가사와라 야스카와전기 회장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 등 작업 현장의 변화는 자동화 추세의 가속화를 가져올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일자리 재편이 꿈틀대고 있다. 이에 맞춰 새로운 일자리에 걸맞은 교육과 훈련이 준비돼야 한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많은 만큼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리부트(reboot·재시동)’의 시대로 규정했다. 고용시장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틀에 맞는 제도와 형식을 서둘러 갖춰야만 뉴노멀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