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키티’로 유명한 일본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가 창업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사장을 교체한다.
12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산리오는 올해 31세인 쓰지 도모쿠니 전무가 사장으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창업자인 쓰지 신타로 현 사장은 대표권이 있는 회장으로 계속 경영에 참여한다. 산리오의 사장 교체는 1960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최근 실적 악화로 디지털화 및 내부 개혁 필요성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도모쿠니는 창업자 신타로의 손자로, 일본 명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2014년 입사해 2016년 이사, 2017년 6월부터 전무로서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과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및 마케팅 등을 담당해왔다. 이번 인사는 8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결정되는데, 그렇게 되면 그는 도쿄증권거래소 토픽스 상장사 중 가장 젊은 사장이 된다. 그의 부친인 쓰지 구니히코는 부사장 시절인 2013년 미국 출장 중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도모쿠니 사장 내정자는 12일 기자회견에서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쉽도록 회사를 변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산리오는 최근 들어 계속 고전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을 강하게 받았다.
같은 날 산리오가 발표한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순이익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전년 대비 무려 95.1% 감소했고, 매출도 6.5% 줄었다.
도모쿠니는 “최근 몇 년간 성장이 멈춰 있었다”며 “판매 사업의 온라인화와 해외사업 강화 등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자 신타로는 후지산이 있는 일본 야마나시현청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사업가로 변신, 1974년 ‘헬로 키티’ 캐릭터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머리에 리본을 달고 입이 없는 하얀 고양이 모습을 한 키티는 50년 전 등장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해왔다. 헬로 키티 캐릭터는 의류와 장난감, 문구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 어린이는 물론 어른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놀이공원과 카페 외에 작년에도 일본 고속열차 신칸센에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