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00~0.25%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날 별도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는 제로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음이 시사됐다. 앞으로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정책 금리의 중간값이 2022년까지 0.1%로 제시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내년 말까지 금리를 올려랴 한다고 주장한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오는 2022년까지도 두 명의 위원만이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재 0.00~0.25% 수준의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년에 걸쳐 금리 인상을 보류하는 장기 금융완화가 FOMC의 중심 시나리오가 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 미 경제에 대해서는 6.5%의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는 경제가 회복돼 5%대의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봤다. 올해 말부터 경제가 회복해 힘을 얻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면서도 회복 속도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억제 여부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이 다시 광범위한 활동을 하기에 안전하다고 확신하기까지 완전한 경제 회복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은 올해 말 9.3%를 기록하고, 내년 말까지도 6.5%의 높은 수준의 실업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악화한 셈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사태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3.5%로 50년 내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5월 13.3%를 기록, 전달(14.7%)에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양호했던 지난 5월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고용시장이 바닥을 찍었을지 모르지만, 아직 알 수 없다”며 “단일 경제 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겠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아울러 FOMC의 실업률 예측이 내년 말에도 6.5%에 달하는 만큼, 실업률이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3~4%대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연준은 7월 이후 회의에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연준이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기간을 보다 명확하게 약속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나 양적완화의 한 단계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파월 의장은 “주요 시책을 보완할 수 있을지 미해결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도 다음 번 이후 회의에서 계속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엄청난 인간적·경제적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지속적인 공공보건 위기가 경제활동 및 고용, 물가를 단기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면서, 중기적 경제 전망에도 상당한 위험을 부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자산매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이번 FOMC에서 국채 일드(수익률) 커브 통제와 관련한 브리핑을 받았다며, 이러한 논의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 4월 FOMC에서도 언급된 국채 금리에 캡(상한)을 씌우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채권금리의 상한선을 설정해 금리가 이 이상 오르면 채권을 매입해 금리를 낮추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