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ㆍ수출 판도 뒤바뀌나…훨훨 나는 중소형 보톡스주

입력 2020-06-09 15:07 수정 2020-06-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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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형 보톡스 업체들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1위인 메디톡스가 품목허가 취소 위기를 맞으며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발업체들의 중국 시판허가 결정이 임박하며 따이공(보따리상)을 통한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대형사 앞지른 중소형 보톡스주 수익률…왜?=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필러보톡스 등을 제조하는 중소 바이오업체 제테마와 한국비엔씨는 6월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메디톡신주 품목허가 취소와 관련한 2차 청문회가 열린 지난 4일 이후 상승 폭이 거세다. 제테마의 경우 5일과 8일 연속 2거래일 동안 9.8%, 16.38% 오르며 4만7000원대를 훌쩍 넘었고, 한국비엔씨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1% 오르며 2000원 아래서 횡보하던 주가가 2600원대로 뛰었다.

제테마와 한국비엔씨, 파마리서치프로덕트(파마리서치바이오) 등은 아직 국내에선 보톡스 제품 임상 절차를 진행 중인 중소업체다. 그러나 이들은 메디톡신주 퇴출 이슈로 수혜가 점쳐지던 대표 경쟁사보다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식품안전의약처가 메디톡신주 150ㆍ100ㆍ50단위 품목에 대해 제조 및 판매를 잠정 중지한 4월 17일 이후 최근까지 보톡스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를 비교해 보면 상승폭이 가장 큰 업체는 제테마로, 10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중소형 업체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43.9%), 한국비엔씨(27.4%)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냈다.

메디톡스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29.2%) 정도가 중소형 업체의 수익률을 따라잡거나 앞섰고, 휴젤(21.8%), 휴온스(15.3%)는 주가 상승 곡선이 꾸준히 이어지긴 했지만 수익률이 다소 낮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형 보톡스 업체들의 수익률이 대형사를 앞지르는 현상에 대해 국내 보톡스 시장 형태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국내 보톡스 시장은 메디톡스와 휴젤이 각각 40%가량 차지하는 과점 형태다. 이런 상태에서 시장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진 주요 제품이 퇴출된다면, 해당 점유율을 어느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흡수하는 것보다, 선발 주자와 후발주자가 이를 나눠 차지하는 형태로 시장이 개편될 것이라는 논리다.

◇“선발업체 中 허가에 틈새수혜 기대”=선발업체들의 중국 시판허가 승인 시기가 가시화하면서, 따이공을 통한 간접수출 부분에서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도 또다른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여태까지 국내 업체들은 정식으로 시판허가를 받지 못해 중간에 따이공을 낀 간접수출 방식으로 중국에 제품을 판매해왔다. 정식 시장이 아닌 ‘블랙마켓’이지만 전체 보톡스 수출 액수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업체인 휴젤의 제품 ‘보툴렉스’의 시판허가 시기가 연내로 점쳐지고 있다. 시판허가를 받으면 따이공을 통해 넘어가던 제품이 정식 시장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신규 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게 되면, 단가 측면이나 법적 규제 측면에서 해당 업체의 따이공 간접수출 물량은 전부 정식 시장으로 향하게 된다”라며 “보톡스 신규 업체 중 수출 허가를 취득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용이해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제테마와 한국비엔씨,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모두 국내 임상 진척상황과는 관계없이 수출허가를 취득한 상태다.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를 통해 보톡스 사업을 진행하는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지난해 1월, 한국비엔씨와 제테마는 각각 올해 1월과 6월에 수출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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