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총사업비가 무려 7조 원에 달하는 만큼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은 강한 수주 의지를 붙태우고 있다. 그러나 과열 경쟁 논란으로 한 차례 시공사 선정 작업이 미뤄지는 등 홍역을 겪은 만큼 사업 제안이나 홍보 등에 제약을 받으며 어려움이 큰 모습이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이달 4일 제1차 합동설명회를 연 이후 21일 제2차 합동설명회와 시공자 선정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에 앞서 입찰 건설사들은 입찰제안서를 공개했는데, 앞서 제시했던 혁신설계 제안이 대거 빠졌다. 일부 건설사들이 대안설계를 통해 차별성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테라스하우스, 펜트하우스, 조망대 설치 등과 같은 파격적인 제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사업비를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3개 건설사 모두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1조8880억 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원안공사비를 제시했는데, 대림산업이 1조3800억 원으로 가장 낮았고 현대건설 1조5580억 원, GS건설 1조6550억 원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기존 조합 설계안에서 동간 거리 확대 및 주차대수 확장이지만, 현행법 내에서 대안설계로는 이를 담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사비를 낮춰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주전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입찰제안서 뿐 아니라 홍보에도 조심스런 모습이다. 앞서 조합은 각 시공사에 합동설명회 이외에 입찰자의 임직원와 홍보 용역업체의 임직원 등은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를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미 건설사들간 과열 경쟁으로 한차례 사업이 지연된 만큼 제안서 발송과 합동설명회 이외에는 어떠한 홍보 활동도 불허해 논란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입찰 관련 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논란이 되면서 조합 측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이다.
대림건설은 자사의 재입찰 대안설계 조감도와 배정기호, 홍보문안 등이 포함된 사진을 대림산업 소속 직원과 홍보 용역업체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카카오톡 공개 프로필에 올렸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GS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명품아파트를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1차 합동설명회에서 입찰 건설사들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