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 플랫폼 업계가 실시간을 기준으로 한 차트를 폐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음악순위 정보를 개편해 경쟁의 부작용을 줄이고 음원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연의 취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음원 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조만간 24시간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한 순위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전날 공지사항을 통해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일간 기준으로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플로 역시 지난 3월 음원 투명성 확보를 위한 차트산정 방식을 개편했다. 플로 역시 실시간 기준이 아닌 24시간 기준의 재생량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순위 산정방식을 도입했다.
지니뮤직과 멜론, 플로는 업계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은 멜론(39.5%), 지니뮤직(26.9%), 플로(22.2%) 순으로 총 88.6%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음원 상위 업체들이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일간단위로 변경하는 것은 음원 순위를 이용해 발생되는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시간 차트는 오랜기간 동안 이른바 사재기나 ‘총공(팬 총공격)’ 등 조작이 쉽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용자들에게 생소한 음악을 조작으로 상위권에 올린다는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또 높은 순위에 오른 음악은 순서대로 재생하는 특성상 인기가 떨어지기 어려워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실제 한 명의 가수가 앨범을 발매하면 이들의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명 가수에게 주는 선물 개념인데,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순위 상위권에 자리잡으면서 다른 가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논란도 컸다.
업계에선 실시간 차트 폐지로 인해 음원 서비스 전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한다. 멜론, 지니뮤직, 플로를 제외한 다른 음원 업체 까지도 차트 개편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체 시장에서 음원 서비스 업체의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벽 등 특정 시간대의 경우 아이돌의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 순위를 올리기 위한 일종의 작업을 많이 한다”며 “일간 기준으로 순위표가 변경되면 이같은 현상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 음원 챠트가 폐지될 경우 순위 경쟁을 막을 수 있고, 이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곡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음악의 다양성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