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터키 리라 가치는 미국 달러에 대해 장중 전 거래일 대비 0.6% 하락한 7.49리라로, 2018년 8월 리라 폭락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당시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 7.236리라를 경신했다.
리라는 2년 전 터키 정부의 미국인 목사 투옥과 관세 갈등에 따른 미국과의 갈등으로 사상 최악의 폭락 사태를 겪었는데 올해 코로나19가 그보다 더한 충격을 준 것이다.
이미 리라는 터키의 인플레이션율 상승과 실업자 증가, 경기둔화로 막대한 압박을 받은 상태였는데 중동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오면서 결국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게 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터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36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또 터키 금융당국이 최근 투기세력 차단을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의 리라 거래를 제한하면서 리라 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CNBC는 설명했다. 달러당 리라 가치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21% 폭락했다.
브래드 베첼 제프리스 글로벌 환율 부문 대표는 “달러·리라 환율이 7.25리라 선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며 “터키 관리들은 시장 억제가 가능한 것처럼 굴었지만 이는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터키 실업률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1월에 이미 14%에 육박했다. 또 터키 주요 산업인 관광업은 심각한 침체에 직면했다. 그리고 가장 큰 수출시장인 유럽연합(EU)도 코로나19로 그동안 경제활동이 중단됐다. 독일 등 일부 국가가 최근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정상화까지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3월 리라 가치를 방어하고자 외환보유고에서 190억 달러(약 23조 원) 이상을 빼냈지만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