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497억 달러(약 60조832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16억6000만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던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실적이 극과 극을 달렸다.
특히 버크셔의 순손실은 545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 평가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가운데 주식투자가 평가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험 부문의 실적 호조가 영업이익에 기여하면서, 투자 부문을 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5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3월 하반기 확산된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이 4월까지 지속되면서 대부분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핵심 사업 매출이 4월에도 상당히 둔화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버핏은 이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버핏 회장과 함께 그레그 아벨 비보험 부문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주 총회 현장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반 주주들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대신 온라인 중계됐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잠재적 충격이 매우 광범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미국을 멈출 수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기적, ‘아메리칸 매직’은 항상 승리해왔으며 또다시 그러할 것”이라며 “나는 2차 세계대전, 쿠바 미사일 위기,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이를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언제, 어디서 태어날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1720년, 1820년, 1920년을 고를 것인가”라며 “여러분은 오늘의 미국을 택할 것이다. 미국이 건국된 이래 사람들은 여기 오기를 희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여러분은 미국에 베팅할 수 있으나 어떻게 베팅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그러나 시장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버핏 회장조차도 항공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항공산업에 관한 한 세계가 바뀌었다”며, 항공주에 투자했던 것을 ‘실수’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보유하고 있던 아메리칸에어라인, 델타,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업체 주식을 전부 매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인의 여행 취소, 기업체의 출장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구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지원을 받게 되면 한시적으로 자사주 매입이 제한된다. 정부나 의회의 경영 간섭이 강해지는 것 또한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