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 계열사 임원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급여 20%를 반납한다. 그룹 측은 "임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롯데와 한화 등의 임원도 자발적인 급여 삭감을 결정한 만큼, 재계 주요기업으로 확산도 점쳐진다.
20일 현대차그룹은 전 계열사 임원 1200여 명이 이달부터 급여 20%를 반납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각 계열사 임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임원들이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졌던 2009년에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급여를 삭감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 등 신흥 시장 부진과 노조 파업 등으로 내홍을 겪었던 2016년 10월에도 계열사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급여의 10%를 자진 삭감했다. 2016년 당시 임원급 급여삭감은 이듬해 연말까지 약 14개월 동안 지속했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급여 반납이라는 카드를 꺼낸 든 배경에는 수요 둔화로 인한 실적 하락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애초 예상보다 산업 수요 폭이 크고, 파급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위기극복 의지를 다지고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원들이 나선 셈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가 애초 예상했던 9050만 대보다 약 15% 하락한 8000만 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량이 △북미 15% △유럽 20% △국내 5% △중국과 신흥시장 1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의 자발적 급여 반납 분위기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정부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포함한 임원급이 급여 20~40% 자진 삭감을 결정했고, 재계 주요 기업 가운데 롯데와 한화 등도 임원급여 삭감을 결정한 바 있다.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지주 임원들 역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3개월 동안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 등 임원 29명은 이달부터 6월까지 급여 중 20%를 자진 반납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지난달부터 논의가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얼마동안 급여가 삭감될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