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의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자 지난달 창고직과 배송직 10만 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을 통해 “식당과 상점 등이 문을 닫으면서 실직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아마존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미국에서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최근 3주간 1600만 건을 넘어섰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첫째 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660만6000건을 기록해 3주 동안 미 전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무려 1675만 명을 넘어섰다. 전례 없는 실업 대란이 불어 닥친 것이다.
이에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잇따라 영업을 중단하면서 해고되거나 무급휴가 처지에 놓인 식당 및 숙박업 종사자, 시간제 근로자들이 아마존 창고 구인에 대거 몰려들었다. 이외에도 전직 레스토랑 수석 셰프와 음악 프로듀서, 중소기업 오너, 회계 컨설턴트 등 전문성을 갖춘 화이트칼라까지 지원했다. 반토막 난 임금에 작업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아마존 창고직에 이력서를 내민 것이다.
2주 전까지만 해도 미국 밀워키의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전직 수석 요리사는 이번 주부터 아마존 창고에서 물건을 나른다. 코로나19 여파로 레스토랑이 폐업하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다른 레스토랑에 취업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무기한 폐업에 들어가면서 재취업 길이 완전히 막혔다. 그는 대폭 삭감된 월급에도 생계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월 수입이 1만2000달러(약 1400만 원)에 이르던 전직 회계 컨설턴트도 월 2500달러짜리 아마존 창고직 채용에 지원했다.
WSJ는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얼마나 암담한 상황에 내몰렸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용 상황이 악화하자 로스쿨을 졸업한 인재들이 술집 바텐더로 취직하던 때가 떠오르게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