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쏟아지는 주문 물량을 처리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자체 배송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배송업체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체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쉬핑(Amazon Shipping)’ 패키지를 오는 6월부터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 서비스는 아마존이 미국 최대 배송업체 페덱스, UPS와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으로, 지난해 7월부터 로스엔젤레스(LA)와 런던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아마존 전자상거래에서 취급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도 생산업체에서 소비자로 직접 배달해주는 것이다.
아마존은 미국 내 자체 배송망을 확대하면서 페덱스와 본격 경쟁에 나설 전망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배송이 급증하면서 자체 배송시스템으로 소화할 인원과 역량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아마존은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주문 건수가 폭증하자 매장 및 창고 인력 10만 명을 추가로 고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마존은 배송업체들에게 “이번 조치가 어떤 영향을 줄지 알고 있다”면서 “가볍게 결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연말 쇼핑 시즌에 UPS 배송이 일주일 이상 늦어지는 일이 생기자 자체 배송을 준비해왔다. 주문 및 배송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페덱스에 주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페덱스나 UPS를 거치지 않으면 관련 경비가 10% 절감된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바 있다.
그런 이유로 아마존은 페덱스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작년 6월 페덱스와의 항공화물 운송 계약이 만료된 뒤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으며, 8월에는 지상 화물에 대한 운송 계약도 종료했다. 연말 쇼핑시즌에는 입점 판매업자들에게 정시 배송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페덱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심 찬 계획을 접고 기존처럼 페덱스와 UPS에 배송을 위탁할 전망이다.
페덱스는 현재 코로나19로 집에서 주문하는 사람이 늘면서 업무가 급증했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주문이 늘어난 데다가 경쟁자로 떠올랐던 아마존 쉬핑 서비스마저 중단되면서 페덱스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