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남양유업과 MP그룹(미스터피자)의 실적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7년 전 벌어진 갑질 논란 이후 불거진 불매운동과 분유·우유 시장의 성장 정체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좀처럼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MP그룹은 1인 메뉴 강화와 내점 고객 강화를 위한 매장 리뉴얼 등이 소비자 호응을 얻으면서 매년 적자 폭을 축소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액 1조308억 원, 영업이익 4억 원을 기록해 적자를 겨우 면했다.
최근 10년간 남양유업의 실적은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렸다. 2009년 연 매출 1조89억 원을 달성하며 식품업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이래 2012년 1조3650억 원의 매출로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로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남양유업은 1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201억 원, 4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이후 다시 영업손실을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 반복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해 실적 부진 원인으로 출산율 저하에 따른 우유·분유 시장의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를 꼽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소비자 불매운동이 아직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우유류 매출은 전년 대비 4.99% 감소한 5367억 원, 분유류 매출은 전년 대비 4.76% 감소한 2297억 원을 기록했다. 차와 주스 등 기타 부문 매출도 전년보다 줄어든 2643억 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유가공 부문(시유·분유·발효유·유음료) 매출액이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한 1조1576억 원, 영업이익이 14.6% 성장한 852억 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배달 이유식 ‘케어비’를 정식 런칭하는 등 신사업을 통해 활로 개척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8년 피자업계 1위로 등극한 미스터피자는 2016년 발생한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갑질을 계기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이후 실적 부진이 계속되며 MP그룹은 상장폐지의 위기에도 직면했다. 그러나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MP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1099억 원, 당기순손실 2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00억 원가량 줄어든 대신 영업손실을 10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SRP : Store Revitalization Project)가 수익성 개선을 이끈 동력으로 꼽힌다. SRP는 오래된 기존 다이닝 매장을 최소 비용으로 상권과 고객층에 맞는 매장으로 재활성화하는 미스터피자의 가맹점 컨설팅 프로젝트다. 메뉴 개발, 다이닝 시설 전문가로 꾸려진 SRP팀이 피자 뷔페 매장 전환을 기본으로 매장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개선 작업을 지원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262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100여 개가 SRP를 통해 뷔페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