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매출이 1조 원을 넘었지만 수익은 수십억 원에 불과해서다.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이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08억 원으로 3.6% 줄었고 순이익은 322억 원으로 1499.7% 급증했다.
회사 측은 “매출 감소와 매출원가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유형자산 처분이익 증가 등으로 순이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작년 영업이익을 비롯해 수년째 수익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을 포함하면 3년째 내리 1% 미만의 영업이익률에 그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1%를 웃돈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매출 1조2392억 원에 4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3.3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다 이듬해 매출은 1조1670억 원으로 줄고 영업이익은 51억 원으로 급감했다. 다음 해인 2018년에는 상황이 다소 나아졌지만 거둔 이익은 86억 원에 그쳐 1% 미만 영업이익률인 것은 매한가지였다.
남양유업의 실적 부진은 저출산에 따른 판매 감소에다 사드 악재로 중국 분유 수출 부진 등이 겹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리점 갑질과 오너의 일탈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고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과 다르게 경쟁사인 매일유업은 선전하고 있어서다. 매일유업은 최근 3년간 5~6%대 영업이익률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남양유업의 재무구조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무차입 경영에서 비롯된다. 외부차입이 컸으면 이자 비용조차 부담이었겠지만 차입이 전무하다. 영업외적인 변수로는 자산처분이 있으나 지금까지는 대체로 비용보다 수익이 커 순손실 발생이 없었다. 작년의 경우에는 용산구 한남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처분해 전년보다 1500%가량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주가 역시 급전직하하고 있다.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 내려갔다. 당시 90만 원대였던 남양유업 주가는 3분의 1토막이 나 연말에는 30만~40만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9년 뒤인 2017년 90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수익 부진에 줄곧 떨어져 작년 말 44만 원이 깨졌다. 올해 들어서도 주가 약세는 계속돼 수익성을 회복하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지 못한다면 40만 원 지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