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를 하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맞붙게 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면서 “쿠오모 주지사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더 나은 대선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주가가 치솟은 쿠오모 주지사를 띄우고 민주당 유력주자 바이든 전 부통령 깎아내리기를 시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쿠오모 주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자신 덕분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산 차단 업무를 잘 해나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많은 것을 보냈기 때문”이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진료소 설치와 인공호흡기·마스크 공급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를 향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 후 진행된 일일 브리핑에서 “대선에 출마 생각이 없다”면서 “대통령과의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쿠오모는 대통령의 언급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지금은 정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며 “정치는 잊어라. 국가적 위기다.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정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앞서 이날 오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이제 물자를 모으고 준비를 할 시간이다. 폭풍우가 몰려오기 전에 완수하지 못하면 너무 늦게 된다”며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멈추고 과학자 및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하라. 그리고 계획을 세워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죽게 된다. 이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치는 한쪽으로 치워두고 이 일을 완수하자”면서 “당신의 일을 하라. 선거운동을 중단하라”고 반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