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여파에 도쿄올림픽 개최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중계권을 따냈던 방송사들도 곤혹스러워졌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미디어 기업 컴캐스트의 자회사 NBC유니버설과 미국 디스커버리가 도쿄올림픽 연기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NBC유니버설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주고 미국 중계권을, 디스커버리는 14억5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유럽 중계권을 따냈다. 올해 도쿄올림픽 무산으로 상당액의 광고 수익 손실이 불가피해졌고, 추진 중인 다른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NBC유니버설은 13억 달러 규모의 올림픽 광고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재협상에 나서야 할 상황이 됐다.
NBC유니버설 대변인은 “협력사들과 광고 문제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광고 기업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한 광고 구매자는 “올해 광고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내년에 모두 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내년에 경기침체 및 기업 파산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광고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NBC유니버설이 판매 전략을 펼쳐왔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크레이그 모펫 모펫나단손 애널리스트는 “도쿄올림픽이 피콕 홍보의 핵심이었다”면서 “광고주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올림픽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유럽 올림픽 중계권을 따낸 디스커버리는 광고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유럽 다른 방송사에 중계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올리는 수익이 커 광고 매출 비중이 높은 NBC유니버설보다는 타격이 덜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스포츠 중계 영역에서 도약을 모색하던 디스커버리의 위상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범유럽권에 대한 올림픽 중계권을 처음으로 단일 미디어 회사에 판매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올림픽 중계권을 따내면서 “유럽 스포츠 리더로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림픽 광고에 기대를 걸었던 기업들도 타격을 입게 됐다. 최근 소비자들이 광고 프리 콘텐츠 시청에 익숙해지면서 기업들은 홍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나마 올림픽이 광고계의 대목이었는데 코로나19로 그 기회를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