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부터 심사 기준에 부합한 은행들의 지준율이 0.5∼1.0%포인트씩 낮아진다.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 취약한 경제 주체들을 지원하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부 은행들은 지준율이 1.0% 더 내린다. 기존 중국 대형은행의 지급준비율은 12.5% 수준이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월 모든 은행에 동시 적용되는 전면적 지준율 인하를 통해 8000억 위안의 자금을 공급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에 더해 갑작스럽게 덮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준율 인하와 금리 인하라는 양대 통화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기존의 3.25%에서 3.15%로,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15%에서 4.05%로 모두 0.10%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또 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는 20일 3월 LPR 발표를 앞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MLF 대출 금리가 내리면 금융 기관들이 더 낮은 금융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는 점에서 인민은행은 MLF 금리를 움직여 통해 LPR 금리를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중국은 2015년 4년이 넘도록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하면서, MLF 금리와 LPR라는 정책 도구를 활용해 실질 금리를 미세한 수준으로 필요한 방향으로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로 큰 충격을 입으면서 인민은행이 약 4년 만에 기준금리까지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22일 관영 금융시보와 인터뷰에서 “수신 기준금리는 우리나라 금리 시스템에서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돌’(壓艙石)과 같은 역할을 해 장기적으로 유지를 해야 한다”면서도 “향후 국무원의 판단에 따라 경제 성장과 물가 수준 등 기본 상황을 고려해 적기에 적절한 강도로 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