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팬데믹 선언 후폭풍]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그 의미는?...“전 세계가 발 벗고 나서라”

입력 2020-03-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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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감염자 33%가 중국 이외 지역서 발생하자 팬데믹 요건 도달 판단…국경 폐쇄가 더는 무의미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뉴시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대해 결국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지 3개월여 만이다. 감염 확산세에도 WHO가 선언을 주저했던 팬데믹의 의미를 1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가 짚어봤다.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이 급증했다”면서 “팬데믹 선언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거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유행에 이어 사상 3번째 팬데믹 선언이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전염병 위험의 최고 단계로 대다수 사람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로 번졌고 이어 미국, 이탈리아, 독일, 이란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현재 110개국 이상으로 확대됐다. 총 감염자수는 12만여 명, 사망자는 4500명에 달한다.

WHO는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대부분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며 팬데믹 선언 가능성을 배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전체 감염자의 33%인 4만 명 이상이 중국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자 팬데믹 선언의 핵심 기준인 전 세계 확산 요건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염병 위험 단계 가운데 지역에서 단시간에 사람들에게 감염이 발생할 때를 ‘발병(outbreak)’이라고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1992년 이래 최악의 홍역이 발생한 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국가에서 온 여행자로부터 시작돼 사람들에 번졌지만 백신이 있고 사람들의 면역력이 높았기 때문에 코로나처럼 위험 상황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다음은 ‘전염병(epidemic)’. WHO는 전염병을 “질병이 한 지역이나 지역사회에서 정상적인 기대치를 초과해 발생할 때”로 정의한다.

반면 ‘팬데믹(pandemic)’은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전염병(epidemic)’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발생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2009년에 H1N1 인플루엔자는 펜데믹으로 간주됐다. 전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질병에 걸렸다. 그러나 치사율은 0.02%로 치명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적 혼란은 제한적이었다.

과거 발생했던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위험했지만 팬데믹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2002~2003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주로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했다. 치사율이 약 10%에 이르렀지만 질병이 신속하게 통제됐고 2004년 이후 재발되지 않았다.

치사율이 약 35%로 사스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전염성이 높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해 주로 해당 지역에서만 발생했다. 2015년 중동에서 들어온 사람으로 인해 한국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펜데믹 선언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WHO 선언은 국제적 차원의 대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계의 한 지역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예외가 된다. 국경을 폐쇄해 전염병 유입을 막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팬데믹은 예외가 없다. 질병이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국경 폐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에 공중보건 당국은 전염병의 유입을 통제하려는 노력 대신 사회적 확산을 막는 조치로 전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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