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미국 자동차업계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공장이 자리한 앨라배마 주는 안전지대로 확인됐지만, 기아차 공장이 자리한 애틀랜타 인근에는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 통신과 주요 외신, 멕시코자동차연맹(AMIA)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북미로 확산 중인 가운데 현지 자동차업계도 사태를 주시하며 사태확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남미 주요 국가는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 탓에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을 예고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일 브라질자동차산업연맹(Anfavea) 입장문을 인용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브라질 자동차 업체들의 부품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3월 안에 생산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런 여파가 멕시코 부품업계는 물론 완성차, 나아가 미국 완성차 공장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멕시코자동차연맹(AMI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규모는 1558억 달러(약 185조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멕시코 수입분이 약 39%에 달하는 600억 달러 수준이다. 이어 캐나다산 부품이 180억 달러에 달했고 그 뒤를 중국산과 일본산 부품이 많았다.
그러나 멕시코산 부품의 대부분이 중국산 원재료를 재가공한 부품인 탓에 중국발 부품수급 차질 여파가 3월 말부터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월 말까지 중국 부품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중국산 부품을 공급받아 재가공하는 멕시코 부품산업이 뒤늦게 여파를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멕시코 부품산업이 타격을 입게 되면 이 여파는 고스란히 미국 현지의 완성차 공장으로 이어진다.
메리 바라 GM 이사회 의장은 2월 말에 열린 전미자동차노조와 간담회를 통해 “GM의 고수익 풀 사이즈 픽업 및 SUV 생산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위험에 처했다”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조 지도자들은 “2월에 시작된 일부 부품의 문제가 3월까지 진행될 경우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차종으로 쉐보레 실버라도와 타호, 서버번을 비롯해 GMC 시에라 픽업과 유콘 등을 꼽기도 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GM 직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포드 직원 가운데 2명의 확진자가 나와 방역 당국이 임상 및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다른 구체적인 결과는 아직 보도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둔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에, 기아차는 조지아에 각각 완성차 공장을 두고 있다. 이밖에 기아차는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미국 수출형 준중형차(포르테)와 현대차 소형차(엑센트)를 각각 생산 중이다.
앨라배마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앨라배마에서 약 20명이 코로나19 의심검사를 받은 가운데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반면 기아차 공장이 자리한 조지아는 총 6건의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확인돼 방역 당국은 물론 기아차 북미법인이 이를 주시 중이다. 조지아 확진자는 △펄톤 카운티에 3명 △플로이드와 △코브 △ 포크 카운티에 각각 1명씩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질병관리본부 CDC는 임상 및 역학 정보를 바탕으로 10명 미만의 사람을 추가로 검사 중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사업장은 확진자가 발생한 애틀랜타에서 남서쪽으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며 "인근에 자리한 현대다이모스 측과도 긴밀히 협의해 방역은 물론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