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실상 ‘팬데믹’...그럼에도 한가한 WHO

입력 2020-03-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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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팬데믹 정의 위해 협력 중…시간 좀 걸린다”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일한 태도가 또 도마에 올랐다. 이미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약 9만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WHO는 정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정의조차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타렉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팬데믹 기준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코로나19에 대한 펜데믹을 정의하기 위해 여러 기구가 협력하고 있다”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에 따라 WHO는 더 이상 인플루엔자에 대한 6단계 팬데믹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 인플루엔자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만들어졌지만, 코로나19를 위한 팬데믹 정의는 아무것도 규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사레비치 대변인은 회원국들에 WHO가 제공하는 정보와 현지 상황에 맞는 계획을 토대로 조처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이어 “코로나19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각국은 감염이 더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WHO의 안일한 태도와는 달리, 코로나19는 빠르게 국제 사회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지 두 달여 만에 70여 개개 국으로 번져나가 전 세계 약 9만 명을 감염시켰고,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를 집어 삼킨 가운데, WHO의 낙관적 태도는 연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9명으로 늘어났고, 뉴욕에서도 두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6개 대륙 중 코로나19가 가장 늦게 상륙한 중남미에서도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는 등 환자 발생 국가 환자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각각 2502명, 79명에 달했다. 이탈리아의 사망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294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스위스에서는 확진자가 하루 사이 13명 증가, 55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는 현 상황을 전염병법상 ‘특수’ 상황으로 규정, 26개 칸톤 정부로부터 행사 금지와 같은 일부 권한을 넘겨받았다. 이는 스위스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스위스인포는 전했다.

WHO는 오는 7월 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도 낙관적 입장을 드러냈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림픽 개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에 관한 결정을 내리긴 이르다”고 밝힌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일본 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나는 일본을 신뢰하며 진척이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포함해 1000명에 달한다.

한편 WHO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재 치료제의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20여 종의 백신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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