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성 정부는 경영난에 빠진 하이난항공그룹(HNA)을 인수하고 항공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HNA 인수안에는 항공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에어차이나와 남방항공, 동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 빅3가 자산을 인수할 곳으로 검토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갸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이 장기화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특히 자금난에 허덕이는 항공산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거나 합병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HNA와 같은 유명한 기업이 인수 대상에 올랐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새로운 차원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정식 발표가 이르면 20일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논의가 길어지거나 아예 인수를 없던 것으로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NA 대변인은 자사 매각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1993년 설립된 HNA는 여객기 4대로 항공업을 시작했다. 존재감이 별로 없는 항공사였지만 2016년과 2017년 대규모로 빚을 끌어다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기업사냥꾼’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호텔업체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와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전세계 항공, 부동산, 호텔, 물류 사업을 거느린 총자산 1조 위안의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를 떠안게 됐다. 급증한 부채는 한때 6000억 위안(약 102조300억 원)까지 치솟는 등 중국에서 가장 빚이 많은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이자 비용을 감당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중반 부채 규모가 5256억 위안으로 감소했지만 현금 자산도 빠른 속도로 줄어 2015년 이후 반기 기준 최저 수준인 504억 위안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항공 부문에 힘을 줬다. 그러나 항공과 관광 사업 집중에 집중한다는 전략은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