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폭은 0.6%에 그쳤다. 이는 다른 나라 통화가 코로나19로 요동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원화는 올해 2%, 싱가포르 달러화는 3% 각각 하락했다. 유로화는 심지어 올 들어 낙폭이 최대 3.6%까지 커진 순간도 있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초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회복한 것이 이런 안정적인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런 회복력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하오 신흥시장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낙관주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춘제(설날) 연휴에서 비롯된 시장의 왜곡이 정상적으로 바뀌고 중국 근로자들이 일터로 느리게 복귀하면서 환율은 거대한 변동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직 위안화는 춘제 영향으로 그 가치가 합리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위안화가 다른 통화의 하락세를 따라갈지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중국 경제성장 모두 위안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지난주 코로나19로 연장됐던 춘제 연휴가 끝나 근로자들이 다시 출근했지만 아직 경제는 정상적인 상황과 거리가 멀다. 기업들은 물류 제한, 공장 폐쇄 및 14일간의 격리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풀러턴마켓의 지미 주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업과 은행 모두 언제 운영이 정상화할지 불확실하다”며 “외환시장에서의 빈약한 활동으로 그동안 위안화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개월간 위안화 가치가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 선이 무너지면 바로 7.20위안 선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래리 후 맥쿼리은행 중국 경제 부문 대표는 “중국 당국은 주요 정책방향을 결정하기 전에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결과를 기다릴 수 있다”며 “그러나 상황은 앞으로 훨씬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싱쯔창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요구와 코로나19에 대한 자체적인 우려, 직원들의 정상적인 복귀 어려움 등으로 영업 중지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