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돋보기] 삼화전자, 2017년 부채비율 1만5000% 넘어…감사의견 거절 경험도

입력 2020-02-04 16:38 수정 2020-02-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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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감사의견 거절과 부채비율 1만5000%를 넘나들었던 삼화전자가 9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가운데 이자비용을 영업수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화전자는 TV, 모니터, 통신기기 등 각종 전자기기 핵심 부품인 페라이트 코어(FERRITE CORE) 전문 생산업체로 1976년 설립됐다. 삼화콘덴서그룹 계열사인 삼화전자는 비교적 이른 1987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오영주 삼화콘덴서그룹 회장(12.96%)을 비롯해 오 회장의 가족과 관계사 등이 35.6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화전자는 그룹 내에서도 골칫거리다. 중국 업체들과의 페라이트 코어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 2010년을 마지막으로 단 한 차례도 이익을 내지 못하다가 턴어라운드한 것이 바로 작년이나, 흑자 규모도 미미한 데다 매출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삼화전자는 2010년 연결기준 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듬해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50억 원대 적자를 냈다. 2010~2011년 500억 원대이던 매출도 2012년부터 400억 원대로 낮아졌고 2015년에는 규모가 300억 원대까지 축소했다. 그러다 2017년부터 400억 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작년 3분기까지 흑자로 전환했으나 영업이익은 2억 원에 그친다. 연간 10억 원을 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순손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익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삼화전자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소액의 유상증자를 하며 회사를 운영해왔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발생한 순손실이 결손금 누적으로 이어졌고 자본금과 상쇄했다. 그러다 문제가 터진 것이 2017년이다. 삼화전자는 자본확충을 위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2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해를 넘기면서야 자본확충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2017년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무려 1만5762.7%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삼화전자는 당시 자본확충과 무상감자를 병행했고 이듬해 부채비율이 낮아졌으나 여전히 200%를 넘었다.

삼화전자의 난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아 2018년 반기에는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삼화전자를 감사한 안진회계법인은 자산손상과 유형자산 재평가 및 투자부동산 분류, 이연법인세자산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의견거절을 냈다. 아울러 과다한 누적결손금과 유동부채의 유동자산 초과 등을 제시하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관리종목 지정은 이듬해 3월 연간 결산에 가서야 해제됐다.

한편 삼화전자는 현대모비스와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충전기(OBC)와 저전압 직류변환장치(LDC)에 적용되는 페라이트 코어를 공동 개발한 바 있다. 또 주요 부품을 전장 시스템 업체를 비롯해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차 등 22개 종의 친환경 차에 부품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최근 수소차 관련주로 부각하고 있다. 다만 실적만 떼놓고 보면 부채비율은 200%를 넘는 데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하는 자생력 부족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보다 현격히 적자폭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기조는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부채비율도 200% 전후를 유지할 거로 보이는 등 재무 리스크도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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