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비비고 죽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3000만 개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국내 상품죽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업계의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11월 '소고기죽', '전복죽', '버섯야채죽', '단호박죽' 등 4종의 '비비고 죽'을 파우치 형태로 출시하며 죽 시장에 진출한 진출을 선언한 이래 빠르게 업계 1위인 동원F&B의 '동원 양반죽'과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양사 모두 보관과 휴대가 편리한 파우치죽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출시 후 14개월간 누적 매출은 800억 원(소비자가 환산 기준)을 넘어섰고, 지난해 매출액은 670억 원을 기록했다. 출시 1년 만에 준 메가 브랜드 대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죽의 시장 안착은 상품죽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7년 720억 원 규모이던 상품죽 시장은 2018년 880억 원, 2019년 1330억 원으로 커졌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주도하는 파우치죽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비비고 죽 출시 전 상품죽 시장에서 6%를 차지했던 파우치죽의 비중은 지난해 4분기 47%까지 늘어났다. 이는 용기죽(53%)과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다. 용기죽 일변도의 상품죽 시장이 CJ제일제당에 의해 파우치죽과 용기죽으로 양분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파우치죽의 선전에 힘 입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시장 점유율 34.7%를 기록하며 동원F&B(43.5%)와의 점유율 격차를 한 자릿 수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동원F&B도 왕좌 수성을 위한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92년 출시한 전통의 브랜드 '양반죽'을 바탕으로 2001년부터 죽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동원F&B가 선택한 전략은 품질 강화다. 동원F&B는 2018년 광주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9900㎡ 규모의 양반죽 전용 공장을 설립했다. 기존 제조 공정과 비교해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설비를 도입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보관과 휴대가 편리한 파우치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지난해 7월 파우치형 신제품 '양반 파우치죽'을 출시했다. 이후 파우치죽 라인업을 전복죽, 쇠고기죽, 단호박죽, 밤단팥죽, 들깨닭죽, 백합죽 6종으로 확대했다. 현재 동원F&B는 죽 매출의 65%는 용기죽, 35%는 파우치죽으로 구성돼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원물을 활용한 파우치 죽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