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명운이 달린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도건설'이라는 변수가 등장한 데 이어, 이번에는 카카오가 새로운 주주로 급부상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이번 지분 투자는 지난해 대한항공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결권 행사, 추가 지분 투자 등은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라고 선을 그엇다.
앞서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지난해 5월 모바일 환경에서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을 맺었다.
이번 양사의 협약은 기존 방식을 탈피하고, 정보기술(IT),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향후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양사의 관계를 고려하면, 카카오의 이번 한진칼 지분 매입은 향후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단순한 투자라는 데 힘이 실린다. 게다가 향후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1% 대에 불과한 지분률이 갑자기 늘어나기에는 주총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다만, 향후 양사의 관계에 따라 카카오가 현재 보유한 지분으로 우호적인 역할을 할 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단 1%의 지분도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이 재선임에 실패하게 한 반대 지분도 2.5% 대에 불과했다.
또 최근 조 회장 반대편에 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0%)과 회동하며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조 회장 입장에서는 단 1%의 우군의 등장도 절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백기사로 기정 사실화됐던 델타항공(10.00%)도 최근에 "단순히 전략적 투자"라고 재언급 한 만큼 어느 쪽에 설지 확실하지 않다.
여기에 설 연휴를 전우해 가족 간의 화해 여부와 그에 따른 조 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을 비롯해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지분의 움직임도 큰 변수다.
이에 당분간 주주 간 합종연횡과 경영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