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의 메가 합병이 몰려올 전망이다. 올해 1998년 이래 최대 규모의 은행 합병이 이뤄질 수 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대형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하고 있다. 이날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4분기 총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99억6000만 달러(약 11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순이익은 23억3000만 달러에서 17억2000만 달러로 줄었다.
세계 경제 저성장 국면에서 미 대형 은행들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그동안 은행들은 자사주 매입과 감세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이어왔다. 그러나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가 은행업계의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딕 보브 오데온캐피털 수석 금융 전략가는 “지난 10년간 은행들의 기업 실적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저금리가 은행들에게는 역풍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은행들은 합병을 통해 살길 모색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성장 압박을 받고 있는 지역 은행들의 경우 더 절박하다.
보브는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유동성과 규모를 확보하고자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위기에 따라 올해가 1998년 이래 은행 간 최대 합병이 벌어지는 원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98년 은행들은 활발한 합종연횡을 통해 지금의 대형 은행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당시 노웨스트와 합병한 후 성장을 거듭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네이션스뱅크에 인수됐고 씨티뱅크와 트래블러스가 합병해 지금의 씨티그룹이 탄생했다.
금융권 인수 합병의 물결은 지난해 지역은행인 선트러스트와 BB&T 합병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다. 이들 합병으로 탄생한 ‘트루이스트(Truist)’은행은 미국에서 6번째 큰 규모로 껑충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