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후발주자인 이니바이오가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 보톡스 시장에 진출한다.
현지 임상 3상 후 시판허가를 제출하는 기존 방식과 다른 현지 제약사와 손잡고 임상(1~3상) 및 판매까지 진행하는 국내 최초 사례로 중국 진출이 한층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이니바이오에 따르면 2017년 12월 설립된 후 10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중국 상장 제약사인 산동부창제약 그룹과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INI 101’에 대한 독점 판매 및 현지 임상에 대한 권리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NI 101’의 1/2상 임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시점보다 훨씬 앞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부창제약은 현지에서 ‘INI 101’에 대한 모든 임상절차 및 비용, 판매를 총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니바이오는 중국 내 민간제약 그룹 업계 2위(연매출 약 2조3000억 원)이자 약 2000여 개의 직영 영업점을 보유한 부창제약과의 시너지를 통해 앞으로 더 치열해질 중국 보톡스 시장 선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자국 보톡스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견제하며 시장의 문을 걸어 잠근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던 메디톡스의 경우 2년 가까이 중국 당국의 판매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어 뒤따랐던 휴젤, 대웅제약, 휴온스 등의 판매 허가 가능성도 미지수다.
이니바이오 관계자는 “중국 내 자국 보톡스 기업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며 한국 제품에 대한 견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INI 101’는 국내 보톡스 제제이지만 중국 기업이 현지에서 모든 임상과 판매를 맡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연착륙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니바이오는 글로벌 보톡스 시장을 목표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임상을 진행하며 파이프라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니바이오 관계자는 “1월 중 한국 임상을 시작하는 동시에 중국은 2024년 승인 완료를 목표로 임상 진행을 위한 정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필러, 메조테라피 제품 및 약물전달시스템(DDS)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 제품 공급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신규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로 더 많은 국가별 파트너와 사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일동제약으로부터 40억 원의 투자를 받은 이니바이오는 현재 연구개발(김청세 대표)과 경영관리(이기세 대표) 부문에 대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 중이다. 회사는 제품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경기도 부천 내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EMA(유럽의약청) 승인 가능 시설 및 스마트 모듈형 팩토리를 구축한 상태다.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회사는 연평균 약 300만 바이알(Vials, 약병 기준) 생산이 가능하며, 향후 약 3배 이상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